이해를 돕기 위한 AI를 활용한 이미지
국내 고용시장의 경고음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새롭게 창출된 임금근로 일자리가 11분기 연속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전반의 고용 창출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임금근로 일자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신규 일자리는 244만4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8000개 줄어든 수치로,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규 일자리’는 기업이 분기 중 새로 창업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장하면서 발생한 일자리를 의미한다. 이 수치가 줄어든다는 것은 기업들이 사업 확대를 꺼리고, 기존 인력으로만 버티려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 건설업 신규 일자리는 45만3000개로, 1년 전보다 5만8000개 줄었다. 이로써 건설업 일자리는 2023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건설업 취업자 수도 12개월 연속 줄어들며, 업황 악화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역시 상황이 나쁘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에서 줄어든 신규 일자리는 3만8000개에 달하며, 이 역시 11분기 연속 감소다.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올해 1월~4월 평균 15.5%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등 고용유발계수가 낮은 산업에서 수출 회복이 이루어졌지만, 실질적인 고용 증가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문제는 내수 산업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신규 일자리는 24만4000개에서 23만1000개로 1만3000개 줄었고, 도매 및 소매업 역시 1만6000개 감소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장기 저성장 기조, 여기에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논란에 따른 국민 불안감이 소비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경기순환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고용위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신규 일자리 감소가 11개 분기 연속 이어졌다는 것은 고용시장이 회복 탄력을 잃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노동정책 연구원은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있다”며 “단기적 일자리 대책보다는 중장기적 산업 전환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시점에서 정부는 고용지표의 단순 개선이 아닌, 일자리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청년과 중장년 등 계층별 맞춤형 정책, 지역 균형 일자리 설계, 디지털·녹색 전환에 기반한 신산업 중심 고용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정부가 나서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mankyu1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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