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한 일하는 어르신 이미지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 중 하나다. 이미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고령층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생계유지 차원을 넘어, 일은 노년의 삶에 의미와 활력을 더하는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고령층의 ‘일하고 싶은 마음’과 ‘일할 수 있는 환경’ 사이에 큰 괴리를 보여준다. 정년은 60세에 멈춰 있고, 재취업 시장은 경비나 청소 같은 단순·비정규직에 국한되며, 경력과 노하우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사장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는 노년층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가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려면 세 가지 핵심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첫째, 정년 연장과 유연한 고용체계 구축이다. 현행 60세 정년은 고령화 흐름과 괴리된 제도다. 일본은 이미 기업에 70세까지 고용 연장을 ‘노력 의무’로 부과하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는 일정 조건하에 정년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한국도 고령 근로자가 퇴직 후 곧바로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하는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둘째, 고령층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 단순 반복 업무보다는 경험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멘토링, 품질관리, 교육 등으로 직무를 다양화하고, 체력과 시간에 맞춘 유연근무제를 확대해야 한다. 실제로 고령자 스스로도 ‘지속적인 사회 기여’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많다.
셋째, 세대 간 공존과 상호 존중의 문화가 필요하다. 직장에서 고령자와 청년층이 함께 일하는 구조가 늘어나는 만큼, 세대 간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유도하는 조직문화 구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 직무 재설계, 세대 융합 프로그램 등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고령 근로자는 지속 가능한 경제의 중요한 자원”이라며 “노후 복지 이전에 고령층의 경제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이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고령층이 은퇴 후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더 오래 사는 사회에 걸맞은 일자리 정책과 문화가 뒷받침될 때, 고령자 개인의 삶도,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mankyu1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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