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관악구청 기획상황실에서 관악구의회 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청렴·반부패·갑질근절교육 및 4대 폭력예방 교육' 후 기념촬영 장면. [관악구의회 제공]
[서울 관악구] - 두 달 넘게 이어진 관악구의회의 원 구성 파행은 구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정치적 싸움에 몰두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의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구민을 위한 의정 활동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과 정당 간 이해관계 충돌의 장으로 전락한 듯하다. 의장직 하나를 두고 왜 이렇게까지 싸우는가? 구민을 위한 행정과 복지 서비스는 어디로 갔는가?
의장 자리는 권력의 상징인가, 행정의 중심인가?
의회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며, 각종 회의를 주재하고 의사일정 조율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자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관악구의회가 의장 선거 하나를 두고 두 달이나 파행을 겪는 이유는 단순히 ‘역할의 중요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정치적 권력의 상징으로서 의장직이 지닌 무게감, 그리고 이를 차지하려는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현재 관악구의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1석을 차지한 동수 구도다. 의장직을 차지하는 정당은 후반기 구정 운영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그러나 의장직이 그저 권력 다툼의 상징으로만 여겨진다면, 그 자리가 구민을 위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파행의 대가: 구민을 위한 정책은 어디에?
의장직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구의회의 정상적 기능을 마비시키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관악구의회는 원 구성 지연으로 638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고, 이는 곧 민생 관련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신호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지역 사회의 복지, 안전, 교육, 경제 지원 등 필수적인 사업들이 연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예산이 지연되면서, 사회적 안전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의 복지 예산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구청 차원의 추가 지원은 지역 사회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이다. 이러한 예산안이 의회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구민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
정치적 셈법에 매몰된 의회: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이번 관악구의회의 사태는 지방의회의 정치적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의장직을 차지하기 위해 정치적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정당 간 세력 다툼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순자 의원의 자녀 취업 문제를 의장 후보 자격 논란으로 삼으며 압박을 가했지만, 이는 구정 감시라는 본래 목적보다는 정치적 견제의 수단으로 보일 뿐이다.
한편, 민주당도 이에 맞서며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의장직 방어에만 주력할 뿐 민생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은 부족해 보인다. 정치적 논란이 의회를 마비시키는 동안 구민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해결책: 의회의 본분으로 돌아가라
관악구의회는 이제 더 이상 정치적 대립에 얽매이지 말고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 의회는 구민을 위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부를 감시하는 중요한 기구다. 이를 위한 의장직은 ‘권력’을 상징하는 자리가 아니라, 공익을 위한 중재와 조정의 자리여야 한다.
현재의 정치적 대립은 구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불신을 키우고 있다. 구의회가 진정으로 구민들을 위한다면, 의장직을 놓고 벌이는 권력 다툼을 멈추고,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관악구의 복지와 경제를 안정시키고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와 실행이 필요하다.
구민을 위한 진정한 의회로 거듭나야
의장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정치적 대립은 관악구의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상징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대립 속에서 구민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악구의회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의장직을 바라보기보다는, 그 자리가 구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정치적 싸움을 멈추고, 구민을 위한 진정한 의회로 거듭나야 할 때다.
mankyu1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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