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박·복숭아·깻잎까지 과채류 줄줄이 상승…대형마트 고산지 수급 대응 나서
- 작황 부진·유통 불안정이 만든 고공 행진…“7월 말까지 가격 상승 이어질 듯”
서울 시내 대형마트 과일 코너(김만규 기자)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만큼이나 여름 과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수박 한 통이 2만6000원을 훌쩍 넘기며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고, 여름 밥상에서 자주 오르는 채소류 가격도 줄줄이 치솟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9일 기준 수박 한 통의 소매 가격은 2만 6,209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27.21%, 평년 대비 32.33%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수박 한 통이 웬만한 삼겹살 값”이라며 체감 물가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여름철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채소류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이(가시계통·10개)는 평년 대비 29.04%, 깻잎(100g)은 27.89% 올랐다. 열무(1kg)는 12.48%, 토마토(1kg)도 7.86% 상승하며, 여름철 과채 전반에서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복숭아는 개당 2000원을 넘어섰다. 대표적인 여름 제철 과일임에도, 가격 장벽 탓에 ‘눈으로만 즐기는 과일’이 돼가는 분위기다.
이처럼 여름 과채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배경에는 작황 부진과 생산지 편중, 유통 구조의 비효율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왜 이렇게 올랐나?…폭염·재배면적 감소·생산지 편중 ‘삼중고’
전문가들은 올여름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여기에 재배 농가의 고령화로 인한 생산 면적 감소, 특정 산지에 집중된 출하 구조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특히 수박과 복숭아는 고온 피해에 민감한 작물로, 6월 중순부터 이어진 더위로 생육 부진이 발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병해충 피해와 낙과까지 겹치면서 출하 물량 자체가 줄었다.
여기에 경기·충북·전북 등 특정 지역 출하 의존도가 높다 보니 지역 기상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다.
또 다른 변수는 유통 단계의 비효율이다. 도매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중 경매 구조, 물류비 상승, 수급 정보 공유 부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비자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언제쯤 안정될까?…“7월 말까지는 가격 불안정 지속 예상”
농산물 유통업계는 이 같은 가격 상승이 7월 말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7월 중하순부터 고랭지 지역 수확량 증가와 추가 출하로 가격이 다소 안정될 수는 있지만, 폭염이 장기화되면 품질 저하로 가격 상승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고산지 재배 작물의 수급 안정 효과가 7월 말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8월 초에는 가격 안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계절성 가격 급등에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팜 도입과 산지 다변화, 유통 단계의 효율화 등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반적인 구조 개선 없이는 매년 여름 반복되는 물가 불안을 막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밥상 물가는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다. 식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소비자의 고통과 농업 구조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다. 올해 여름, 수박 한 통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mankyu1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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